아멜리에(Amelie Of Montmartre, 2001)
영화를 보고난 느낌이 너무 행복하고 아름다웠기 때문에 이 영화야말로 <행복 바이러스>구나! 그래서 어느 해인가는 블로그 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써오던 내 이름 대신에 아멜리에를 내 필명으로 바꿔버렸었다.
사소하고 작은 것들에서 행복을 느끼고, 무엇보다 이웃의 소외된 이들에게 그 작은 행복을 찾아다 나눠줄 줄 아는, 그 자신이 소외된 여성이면서도 자신 보다 이웃의 행복을 먼저 챙길 줄 아는 사람. 사람이 살아가는 일이란 게 일상의 이런 소소함들이 소중하다는 걸 먼저 알아보는 게 아닐까..
영화 속에서 아멜리에 뽈랑은,
'나에게 행복이란 ..물수제비 뜨는 일이예요.'
물수제비도 뜰 줄 모르는 이 아멜리에에게 행복이란 길을 걷다가 막 피어나는 고운 들꽃을 만난다든지, 새들과 나누는 아침 인사. 내 텃밭에서 처음으로 오이랑 고추가 꽃을 피우던 날, 울 나나가 내 팔을 베고 꾹꾹하는 거. 멋진 음악을 들을 때, 감동적인 공연이나 재미난 영화를 볼 때도 행복하고, 마음씨 착한 새 이웃을 만났을 때, 이웃에게 나눠줄 뭔가가 생겼을 때. 재활용품 중에서 보물을 발견했을 때...
생각해보니까 내가 느낄 수 있는 행복은 너무 많기도 하다!
추억의 보물상자
영화 전체가 다 좋지만, 그 중에서 특히 음악과 화면이 너무 잘 어울렸던,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는 장면이 아멜리에의 첫번째 사업(?)이다. 우연히 벽장 속에서 발견한 어느 소년이 아끼던 장난감을 모아놓은 보물상자. 이 보물상자를 주인 손에 돌려주기 위해 아멜리에는 온갖 수고를 마다않는다. 결국 이웃의 유리 노인 (뼈가 너무 약해 외출을 전혀 못하고 사는 할아버지)를 통해 상자의 주인을 찾아 이제는 초로의 나이에 접어든 그 소년에게 40년전의 행복을 돌려주는데.. 상자를 공중전화 박스에 두고, 그 아저싸가 지나갈 때 전화 벨이 울리게 한다. 상자를 열고 철부지 어린시절로 돌아가는 장면인데, 여기 대사는 없고, 얀 티베르상의 배경음악과 추억으로 돌아간 영상. 바라보는 나도 행복해서 눈물이 난다.
amelie - yann tiersen - La Dispute
Comptine d´un autre été: l´après midi
이 멜랑콜리한 음악도 같은 주제를 피아노와 아코디언으로 연주하는 것 두 가지가 있다. 비교해서 감상해 보시도록.
Yann Tiersen
얀 티에르상(Yann Tiersen)은 프랑스 서쪽 끝에 위치한 항구도시 브레스트에서 태어났다. (쟈끄 프레베르가 시 '바르바라'에서 노래했던 바로 그 브레스트!) 어려서 부터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 못 다루는 악기가 거의 없다고 할 정도로 여러 악기- 피아노 바이올린 키타와 아코디언, 멜로디카 등의 모든 악기를 능수능란하게 연주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악기 -자일로폰, 토이 피아노, 하프시코드와 옹드 마르트노 그리고 타자기 까지도 창작에 적극 활용하는 사람이다. 정통 클래식의 아방가르드적인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자유롭고 감성적인 누보로망으로 발전시킨 음악가라 할 수 있고, 아시다시피 영화 <아멜리에>로 대중적인 명성을 얻게 된 사람. 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만약 영화 <아멜리에>에 얀 티에르상의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이고 그러면서 대중적인 호소력도 강한 음악이 없었다면 영화가 그토록 큰 호응을 얻기 힘들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제2의 에릭 사티','니노 로타의 재림' 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고, '차세대의 엔리오 모리꼬네' 라고도 불리고, 종종 필립 글래스와 비교되기도 하는데.. 필립 글래스의 간결한 세련됨과는 차별이 되고, 작품의 긴장감이란 면에서는 엔리오 모리꼬네와 비교하면 한 단계 아래이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얀 티에르상의 장점은 서정성과 복고풍의 경쾌함에 멜랑콜리한 향수까지 곁들였다는 것이다. 경쾌함과 멜랑콜리의 조화 그래서 듣는 이로 하여금 행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이야말로 얀 티에르상의 장점.
-Yann Tiersen, Chris & Cosey, King Midas Sound and Matt Elliott for #incu12. May 10, 2012
La Valse d' Amelie - Theme Amel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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