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처럼 바람처럼

곱게 늙기.

장전 2011. 1. 29. 06:51

2011.01.28 23:06 | 웰-비잉 & 웰- 다잉 | apple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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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게 늙기.

 

두보(杜甫)는 그의 시() 곡강(曲江)에서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고 했다. ‘70세까지 사는 사람은 예로부터 드물다는 뜻이다. 줄여서 70세를 고희(古稀)라고도 한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여 요즘은 원하든 원치 않든 보통 90세까지 산다.

 

수명(壽命)이 길어진 만큼 말년에 치매(癡?)로 정신을 놓거나 거동을 못하는 사람들도 늘어 났다. 건강할 때에는 몸에 호스나 주렁주렁 전자장비에 연결된 케이블을 달고 병원에 누워있는 노인을 보면서 내가 저 지경이 되면 다 거부하겠다고 하지만 막상 그렇게 되지가 않는다. 생의 욕구는 본능이기 때문이다.

 

행여라도 본인의 의사대로 몸을 움직일 수 없을 때의 비애감을 면하기 위해서는 몸에 좋다는 무엇을 먹어서 되는 게 아니라 자주 걷고 두뇌를 활용해야 한다. 움직이지 않으면 근력(筋力)은 금방 쇠진해 진다.

 

손 끝을 움직이는 것이 뇌신경을 자극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래서 화가(畵家)나 악기 연주자, 작가들은 치매가 없다고 한다. 치매예방 대안으로는 뜨개질, 매듭 만들기, 짚풀이나 왕골공예, 걷기운동, 시나 성구 암송(暗誦) 등이 있다. 뭔가 생산적인 것으로 성취감을 충족시켜야 그것을 지속할 수 있다고 한다.

 

북한의 김일성/김정일은 2천명 규모의 장수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오직 자신을 위한 맞춤건강관리를 하였으나 김일성은 심장마비로 죽었고, 김정일은 중풍으로 고생을 하고 있다. 생명력이 강한 참새털로 만든 이불이나 호랑이 뼈로 만든 단추를 착용하는 등 상징적인 것들까지 신경을 썼으나 그런 것보다는 마음이 편했어야 했다.

 

한방(漢方)은 북한이 남한보다 한 수 위에 있다. 김일성이 고려의학이라 명명하여 집중적으로 육성발전 시켰기 때문이다.

 

행복이란 주관적인 개념의 것이다. 기본적인 의식주(衣食住)만 해결 된다면 행복의 열쇠는 마음에 딸린 것이다. 만일 현재 불행하다고 생각된다면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에 사는 연습이 필요하다. 현재 환경의 있는 그대로를 수용하거나 아니면 그 환경에서 벗어나라는 말이다.

 

종교와 상관없이 고전(古典)처럼 그냥 성경이나 불교서적 등을 읽는 것도 사물관을 정립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어느 경전(經典)이든 어떤 것을 설명하기 위하여 비유(比喩)를 자주 인용(引用)한다. 그 비유를 원용(援用)해서 내 문제에 대입해 보면 그 답을 얻는 경우도 종종 있다.

 

법정스님은 무소유(無所有)빈손으로 되라는 게 아니라 필요없는 것을 버리는 것이라 했다. 성경 전도서는 부귀영화(富貴榮華)와 지혜의 왕이라 칭송을 받던 솔로몬 왕의 참회록(懺悔錄)이다. 그는 인생에 대하여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1:2)’라고 했다. 헛된 것들을 버리는 것이 무소유의 실천이라 할 수 있다.

 

잡다(雜多)한 것을 버린다는 것은 중요한 것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말이다. 늙어서는 할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을 심플(simple)하게 해야 한다. 미국사람들은 은퇴 후엔 집을 줄여서 기후가 좋은 곳으로 이사를 한다. 세간이나 책, 사진들도 다 정리를 한다. 그리고는 여행으로 소일한다.

 

늙으면 최근의 일은 기억을 못하는 대신 옛날 일들이 더 선명하게 나타난다. 좋았든 일들 보다는 과거의 트라우마(trauma)로 인한 증오심이나 우울증으로 건강을 잃기도 한다.

 

트라우마에 대한 치료에는 현 제도상으로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정신과 의사를 찾아 가거나 심리학자를 찾아 가는 것이다. 정신과 의사는 의과대학을 마친 후에 다시 정신의학을 전공한 사람들이다.

 

문제는 정신과 의사는 100% 약을 처방하는 것이다. 약은 그 기억을 지우는 게 아니라 진통제처럼 약효가 지속되는 동안 그것을 느끼지 않게 하는 역할만 하게 된다. 세라토닌 활성제인 프로잭이나 안정제, 수면제등을 처방한다. 모든 약은 간이나 신장에 많은 부담을 준다. 특히 노년에는 약의 복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래서 노약자(老弱者)에게는 약의 용량을 달리한다.

 

트라우마를 이완하기 위해서는 심리학자를 찾아 가는 게 이상적이나 크리닉이 적어서 그 선택이 어렵고 또 치료기간도 오래 걸린다. 트라우마는 원인만 아는 것으로 해결 되지가 않는다. 월남이나 이라크 참전군인들이 전쟁이 원인인 것을 분명히 알지만 평생 약으로 사는 것을 보면 그렇다.

 

한국인에게는 서양의 정신의학이나 심리학이 맞지 않는다. 스트레스의 원인이나 그에 대응하는 민족정서가 다르기 때문이다. 신세대들이 늙은이들에게 나이가 벼슬이냐고 말을 하면서도 장유유서(長幼有序)의 논리로 여중생들이 후배가 건방지다고 집단 구타를 한 사건이나, 전경들이 후임자에게 가혹행위를 한 것에서 그 이중성을 읽을 수 있다.

 

그럼에도 한국의 정신과 의사나 심리학자들이 미국이나 유럽에서 공부를 했거나 국내파라 해도 서양학자들의 이론으로 공부를 했기에 별 도움이 안 된다. 한국의 학자들에 의한 한국 고유의 심리학 이론을 속히 정립해야 할 것이다.

 

노년에는 과거나 현재의 가족간의 갈등이 최대 이슈가 된다. 존경할만한 사람과 상담을 하는 것이 정신과 의사를 찾는 것보다 더 도움이 된다. 마음의 상처는 사실이든 오해에 의한 것이든 환자에겐 마찬가지이다. 가능하다면 상담자가 중재자가 되어서 가해자와 함께 피해자에게 연출을 하는 것도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

 

트라우마에 대한 치료는 인도에서 시작된 최면치료가 경비도 적고 효과도 최고라 생각한다.

 

실망이나 배신감은 지나친 기대감에서 기인된다. 노인이 되어서는 그 기대감을 재 조정해야 하고,또 시대가 변하였으니 노인들도 사고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그것을 다른 말로는 곱게 늙었다고 할 수 있으리라.

 

가끔 누가 내 나이를 물으면 나도 헷갈려서 ‘2011 빼기 1947’을 해 본다.

~ 그리고 보니 나도 많이 늙었다.

그러나 어찌하랴 머지않아 인생일백고래희(人生一百古來稀)’라 할텐데....

 

뉘라서 날 늙다던고 늙은이도 이러한가

꽃 보면 반갑고 잔 잡으면 웃음 난다

추풍에 흩나는 백발이야 낸들 어이 하리오. / 김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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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e09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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