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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테크] 자동세차 자주하면 차가 늙는다

장전 2009. 4. 20. 12:27

봄에는 자동세차장을 찾는 운전자들이 많다. 황사나 흙먼지로 뒤범벅이 된 차를 빠르고 편리하게 닦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유소 내에 설치된 자동세차장은 1000~3000원 정도로 세차할 수 있고 주유금액이 많으면 무료로도 가능해 주머니가 가벼워진 운전자들에게 인기다.

하지만 자동세차는 손으로 정성들여 닦을 때와 달리 차에 미세한 흠집을 내거나 광택을 바래게 하는 등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짧은 시간에 때를 없애기 위해 독성이 강한 세제를 쓰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셀프 세차장이나 손세차장을 이용할 때는 물을 뿌려 차체 표면에 달라붙은 먼지와 때를 불린 다음 씻어내므로 독하지 않은 세제로도 충분히 깨끗해진다. 하지만 자동세차장에서는 때를 불릴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어 독한 세제를 쓸 때가 많다. 독한 세제는 때는 물론 차 표면의 광택층까지 벗겨내기도 한다.

차 표면은 철판, 녹을 방지하는 일반도막, 방청도료막, 메탈릭수지층(페인트), 광택층(왁스층) 등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중 차체 노화를 막아주는 광택층이 훼손되면 광택이 사라지고 페인트면도 보호받지 못한다. 이렇게 훼손된 차체에 흙과 먼지가 들러붙으면 물을 뿌려도 깨끗해지지 않고 흠집도 쉽게 생긴다.

자동세차장의 브러시도 문제다. 고속으로 회전하며 차를 닦아내는 브러시는 잔 흠집을 남길 수 있다. 자동세차 횟수가 늘어날수록 흠집도 늘어난다. 세차업체측에서 브러시를 자주 교환해주면 흠집이 덜 난다. 하지만 서비스 차원에서 자동세차기를 운영하는 업체들 중에서 수백만원이나 되는 브러시를 제 때 갈아주는 곳은 많지 않다.

따라서 차체를 보호하고 싶다면 자동세차는 너무 자주하지 않는 게 좋다. 셀프세차장 등지에서 직접 손으로 닦아내야 차의 외관도 깨끗하게 유지하고, 수명도 늘릴 수 있다. 그러나 손세차가 무작정 좋은 것은 아니다. 햇볕 아래에서 세차를 하게 되면 물방울이 볼록렌즈 작용을 해 차체표면 색이 바래지게 된다. 안하느니만 못한 셈이다. 세차는 그늘에서 해야 한다.

세차할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차체에 묻어있는 오물을 도장면이 손상되지 않도록 물을 뿌려가며 조심해서 닦아내는 것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전용세제를 이용해도 괜찮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뿌려준다. 밑에서부터 뿌리면 아래 먼지가 튀어 오르고 호스에 묻은 먼지와 흙이 차체에 닿는다. 물을 뿌린 뒤 세제를 이용해 차를 닦아낸다. 세차할 때마다 세제를 이용할 필요는 없다. 세차한 지 얼마 안됐다면 물을 뿌려 먼지를 털어내고 때를 불린 뒤 깨끗하고 고운 천으로 물기만 훔쳐내도 된다.

세차한 뒤 바로 운행해야 한다면 제동에 신경써야 한다. 브레이크가 젖어 있다면 제동거리가 길어져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직접 세차를 하다보면 구석구석 살펴볼 수 있어 차 관리에 유리하다. 차를 깨끗하게 유지하려면 평소에 먼지털이개로 차를 자주 털어준다. 세제를 이용한 세차는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실시하고 그 중간 중간에 세제 없이 물세차를 해준다. 2~3달에 한 번 정도 왁스작업을 하면 광택을 좋게 유지할 수 있다. 비를 맞은 뒤에는 가급적 빨리 세차를 해준다. 산성비는 차체 표면에 좋지 않다.

세차를 해도 깨끗해지지 않았다면 흠집이 원인일 수 있다. 흠집이 많은 차는 세차를 해도 외관이 지저분해 보인다. 흠집은 맑은 날 쉽게 드러난다. 차 표면을 보면 미세한 스크래치가 원형이나 직선으로 퍼져 있는데, 이런 흠집은 빛을 난반사시켜 도장면을 뿌옇고 탁하게 보이게 한다.

흠집이 심각하지 않다면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컴파운드와 광택제로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컴파운드를 부드러운 천에 묻혀 스크레치가 난 방향과 직각으로 문지르면 작은 흠집은 제거된다. 컴파운드 작업이 끝난 뒤엔 광택작업을 한다. 광택작업은 그늘에 차를 주차시킨 뒤 차체를 지붕, 보닛, 도어, 트렁크 부분으로 나눠 단계적으로 실시하는 게 좋다.

광택을 오래 보존하고 싶다면 코팅을 해주면 된다. 그러나 한번 바랜 도장면은 원래의 색상과 광택으로 되돌리기 힘들다. 평소에 차 관리를 잘하고 가능한 한 자동세차장 대신 셀프세차장을 찾아 손으로 직접 닦아주는 게 차를 오랫동안 깨끗하게 쓰는 방법이다. 

[최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