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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직장인들의 新 신조어 & 유행어

장전 2007. 2. 16. 18:05

흔히 결혼을 '새장'에 비유하곤 한다. 새장 밖에 있는 사람들은 새장 속으로 들어가길 원하고, 새장 속 사람들은 바깥 세상의 자유를 꿈꾼다는 것.

직장생활 역시 새장에 비유할 수 있지 않을까. 취업을 하지 못한 이들의 고통 못지 않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직장인들의 애환이 재치 있는 신조어와 유행어들 속에 자조적으로 녹아 있다.

요즘 직장인들의 화두는 가히 ‘생존’이다. 말 그대로 ‘살아 남는다’는 것은 비단 능력의 문제만은 아니다. '1%의 능력과 99%의 처세’로 요직을 꿰차고 앉은 사례들이야 주변에서 어렵잖게 찾아 볼 수 있는 일이다.

심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하루 하루가 보이지 않는 전쟁터 같은 직장생활에서 답답한 현실과 처세술을 비틀고 꼬집는 신조어들이 쏟아지고 있다.

‘20대 태반이 백수’라는 이태백, ‘38세 정년’을 뜻하는 삼팔선, ‘45세 정년’이라는 사오정(45세 정년), '56세까지 일하면 도둑놈’이라는 ‘오륙도나 ‘62세까지 일하면 오적’이라는 육이오 등은 이미 식상할 만큼 널리 퍼진 말들.

외환위기 당시 유행처럼 번졌던 조기 퇴직 열풍을 말하는 ‘조기’, 명예 퇴직을 일컫는 ‘명태’, 황당하게 직장에서 쫓겨난 ‘황태’, 잘리지 않으려다 퇴직 위로금도 못받고 내몰린 ‘북어’, 최종시험 합격 후 입사도 하기 전에 정리해고 당하는 ‘노가리’까지 생선 시리즈도 여전히 유효하다.

장기화된 불황 속에서 직장인들의 설 곳이 점점 좁아질수록 세태를 풍자하는 신조어와 유행어의 창의성과 신선도(?)는 일취월장을 거듭하고 있는 듯 하다.

갤러리맨(gallery man)

 

일에 몰두하지 않고 주인의식도 희박한 직장인을 골프 경기의 관객인 갤러리에 비유한 것으로, ‘갤러리’와 ‘샐러리맨’의 합성어. 이런 현상은 종래 50대 이상의 일부 직장인 사이에서만 나타났으나, 일반적으로 퇴직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20~30대에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샐러던트(saladent)

직장인이면서 동시에 학생인 사람. ‘샐러리맨’(직장인)과 ‘스튜던트’(학생)의 합성어다.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 직장인의 신세를 비유한 말로, 경쟁사회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는 직장인의 처지를 반영하고 있다. 요즘 샐러던트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사항이 되고 있다.

메뚜기족

불경기와 실업난을 뚫고 입사했지만 더 나은 조건이나 적당한 곳을 찾아 직장이나 자리를 이리저리 쉽게 옮겨 다니는 무리. 특히 한 직장에서 1년 미만 근무하고 이러 저리 옮기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cf. 유의어: 파랑새 증후군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새로운 이상만을 추구하는 병적인 증세. 동화 ‘파랑새’에서 유래했다. 장래의 행복만을 몽상할 뿐, 현재 직업에 만족하지 못하는 직장인을 일컫는 용어로 쓰인다. 파랑새 증후군을 보이는 사람들은 좀처럼 자신의 자리나 지위에 만족하지 못해 이직을 반복한다.

네스팅족(nesting 族)

사회적인 성공보다는 단란한 가정을 중시하는 젊은 직장인들. ‘칼퇴근’하고 고속 승진을 기피한다. 치열한 사회활동과 개인주의 성향, 서구화 등으로 인해 가정 본래의 의미가 퇴색하고 해체의 기미까지 보이는 데 대한 반발 심리와 최근의 여가 중시 풍조가 겹쳐 새로 등장했다.

체온퇴직

직장인들이 인식하고 있는 체감 정년 36.5세가 인간의 체온인 36.5도와 같다는 점에 빗대어서 만들어진 신조어. ‘삼팔선’(38세까지 직장에 다니면 선방했다는 의미) 등과 함께 심각한 불황을 여실히 보여주는 말이다.

면창족

퇴직 압력으로 일이 줄어 창만 바라보고 있는 임원급을 의미하는 말. 퇴직에 대한 직장인들의 위기감이 반영된 신조어다.

혼수창업

결혼비용을 최소화하고 나머지 돈으로 창업을 하는 젊은 여성 직장인들의 양상을 이르는 말. 직장을 혼수의 하나로 생각하는 ‘혼수 취업’이라는 말도 있다.

캥거루족

대학을 졸업해 취직할 나이가 되었는데도 취직을 하지 않고 부모에게 얹혀 살거나, 취직을 했다고 하더라도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에게 의존하는 젊은 세대를 말한다. 어쩔 수 없이 부모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아니라, 취업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지 않고 부모에게 빌붙어 사는 철없는 젊은이들도 여기에 해당한다.

모잉족(moeng 族)

‘mobile’과 ‘English’를 합성한 말로, 등하교나 출퇴근 시간 등을 이용해 휴대전화로 영어공부를 하는 ‘모바일 잉글리시족’을 뜻한다. 끊임없이 자기계발에 매달려야 하는 세태가 반영된 말로, 샐러던트의 한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암반수

말 그대로 지하 깊은 곳에 고여있는 물. 직장에서 ‘암반수’는 깊은 곳에서 아무에게도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숨을 죽이고 있는 사람을 일컫는다. 복지부동 수준을 뛰어넘어 낙지처럼 땅에 찰싹 붙어 움직이지 않는다는 신조어.

 

꼼짝하지 않으면서 권력의 향방을 살피기 위해 눈만 굴린다는 ‘복지안동’, 몸과 땅이 하나가 됐다는 ‘신토불이’ 등도 비슷한 뜻으로 쓰이는 우스갯말이다. cf. 유의어:낙지부동

소주파

‘무색무취’라는 뜻에서 뚜렷한 정치적 색깔 없이, 물에 술 탄 듯 술에 물 탄 듯한 처세술을 펼치는 부류를 말한다. 한마디로 눈 막고, 귀 막고, 입을 다물면서 ‘삼불(三不)’ 자세로 직장생활 하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사고무

40대 직장인의 허무한 인생을 비꼰 말. 본래는 가족이나 친척이 없는 경우를 뜻하는 말이지만 ‘40대 직장인은 고독하고 친구도 없다’는 말로 패러디(?)되어 쓰이고 있다.

사필귀정

‘40대에는 반드시 정년퇴직을 한다’는 말. 이 말 역시 본래의 사사성어와는 전혀 다른 뜻으로 패러디된 경우다. ‘40대가 되면 회사에서 나갈 계절인 스산한 초가을이 된다’는 ‘사면초가’도 있다.

오비이락

‘50대와 비슷해 보이는 20대 직장인은 추락한다’는 뜻으로 패러디 됐다. 20대 직장인이 더 젊어 보이기 위해 성형수술까지 감행한다는 현실을 풍자하는 말.

다운 시프트족(downshift 族)

고소득이나 빠른 승진보다는 비록 저소득일지라도 여유 있는 직장생활을 즐기면서 삶의 만족을 찾으려는 사람들. 따라서 이들은 금전적 수입과 사회적 지위·명예보다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직장생활에서도 해외연수나 인센티브, 능력별 승급제보다는 안식년 휴가제를 선호한다.

잡노마드족(jobnomad 族)

직업(job)을 따라 유랑하는 유목민(Nomad)이란 뜻의 신조어.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일을 좇아 이곳저곳 직장을 옮겨야만 하는 일종의 ‘사회적 부작용 현상’으로 이해된다.

나토족(NATO族)

No Action Talking Only. ‘말만하고 행동은 하지 않는다’는 영어의 약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 사석에서는 회사를 그만 두고 다른 직장으로 옮기거나 개인사업으로 독립하겠다는 의사를 강하게 밝히면서도 실제로는 사표를 내지 못하는 직장인을 일컫는 말이다.

프리터족(freeter族)

‘프리’와 ‘아르바이트’가 합쳐진 말. 백수이면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약간의 돈도 버는 젊은이들을 뜻한다. 직장에 들어가기보다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활비를 벌면서 나머지 시간은 자유롭게 생활하는 사람들이다. cf. 유의어:니트족.

니트족(NEET族)

학생도 아니고 직장인도 아니면서 구직활동을 아예 포기하고 직업훈련도 받지 않는 집단을 일컫는다.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준말로 우리말로는 ‘무업자’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일할 의욕이 있지만 일자리가 없어 취업을 하지 못하는 ‘실업자’에 비해 무업자는 일할 의사가 없는, 의욕상실의 젊은이들을 뜻한다.

신(新) 기러기족

평생직장이란 개념이 점차 사라지면서 불안을 느낀 직장인들이 뒤늦게 지방의 의대, 약대, 한의대 등으로 진학하는 일이 많아짐에 따라 탄생한 신조어. 안정적인 전문직종을 얻기 위해 가족과 떨어져 혼자 생활한다는 점에서 기러기족이라 볼 수 있다.

출처 : 無相의 世上萬事 塞翁之馬
글쓴이 : 無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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