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흘러 생쥐 제리가 어른이 되었을 무렵
늙은 고양이 톰은 점차 제리의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톰은 자기 생명의 마지막이 바로 옆까지 와 있다는 것을 알았
을 때, 몰래 제리의 눈에서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제리의 앞에서 약해진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톰은 제리의 마음속에서만큼은 쭉 싸움 상대로서 계속 기억되고 싶었습니다.
톰이 사라졌음을 알게 되었을때 제리는 별로 슬퍼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지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항상 톰과의 싸움은 최고의 스릴이 있었던 게임이었기 때문에....
가슴 한 켠이 이상하게 허전했지만, 그게 무엇인지 제리는 그때는 잘 몰랐습니다.
톰의 바램대로, 제리의 마음 속에서 톰은 언제까지나 제리의 기분좋은 싸움상대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리의 앞에 새로운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톰보다 더 느려터지고 몸집도 작은 고양이었습니다.
그 동안 외로웠던 제리는 이번에 이 고양이를 싸움상대로 하려고 생각했습니다.
제리는 쥐구멍 안에 있던 치즈가 올려져있는 쥐덫을 이용해서 이전에 언제나 톰에게 그랬던
것처럼 그 고양이를 속이기로 했습니다.
제리는 결정적인 순간 톰에게 항상 그랬던 것처럼, 자신이 쥐덫에 걸리는 시늉을 하다가,
반대로 고양이를 쥐덪에 걸리게 하려고 했던 거지요.
하지만, 그 고양이는 톰이 아니었습니다.
고양이는 치즈의 근처까지 왔을 때, 제리가 그랬던 것과는 달리
치즈보다 더 맛있는 쥐의 냄새를 눈치채고는 오히려 구석 한 켠에 숨어있던 제리를 발견하고
쫓아왔습니다.
제리는 예전에 톰으로부터 쫓길때처럼 도망쳤지만, 톰보다 굼벵이처럼 보이던 고양이에 어느 새
곧바로 잡혀버리고 온몸을 여기저기 물렸습니다.
너무나 급한 나머지 제리도 있는 힘껏 고양이를 깨물어 보았지만, 톰보다 몸이 작은 그 고양이는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제리를 계속 물었습니다.
잠시 후, 피투성이가 된 제리는 점차 희미해져가는 의식 속에서
사실, 쥐와 고양이의 싸움에서 쥐가 도망칠 순 있지만 고양이를 이길수는 없는것이며,
고양이는 치즈보다는 쥐를 더 좋아한다는 그 사실...
언제나 톰은 제리에게 감쪽같이 속은 척 해주고 일부러 제리를 잡지 않고있었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알았습니다.
제리는 처음으로 톰의 큰 배려와 우정을 그제서야 알게 된 겁니다.
그리고 톰이 없어졌을 때의 가슴 한 켠의 그 허전함의 정체도 알게되었습니다.
그건 바로 둘도 없는 친구를 잃은 외로움과 슬픔이었던 것입니다.
미소 지으며 제리를 기다리고 있는 톰이 있었습니다.
"후후...이제 다시 싸움을 할 수 있겠군..."
"바라는 바다, 이번에야 말로 정말 잡아 줄거야...."
'살고, 웃고 그리고 삐지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한글의 변신/세종대왕도 웃으실까? (0) | 2006.11.06 |
---|---|
[스크랩] 미국에서 한국어 토익을 실시한다면 (0) | 2006.11.04 |
[스크랩] 허리우드판 주몽 (0) | 2006.11.04 |
[스크랩] 조온마난색기 (趙溫馬亂色期) (0) | 2006.11.04 |
[스크랩] 유식한 할배 (0) | 2006.1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