楓橋夜泊(풍교야박)...강가의 고깃배도 시름속에 잠 못 드네...밤배 풍교에 깃들다
楓橋夜泊(풍교야박)...밤배 풍교에 깃들다
月落烏啼霜滿天 (월낙오제상만천)
달 지고 까마귀 울고 하늘엔 찬서리 가득하고...
江楓漁火對愁眠 (강풍어화대수면)
강가의 고깃배도 시름속에 잠 못 드네...
姑蘇城外寒山寺 (고소성외한산사)
고소성 밖 한산사의
夜半鐘聲到客船 (야반종성도객선)
깊은 밤 종소리가 뱃전에 이르는구나.
이 시의 제목은 ‘풍교에 밤배를 대고’라는 뜻인데, 이 시는 늦가을의 고적한 정경과 나그네의 여수를 그린 절창입니다. 풍교(楓橋)는 강소성(江蘇省) 소주(蘇州) 서쪽 교외의 한산사(寒山寺) 부근에 있는 다리 이름입니다. 한산사는 이 시로 인하여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15억 중국인, 1억5천만 일본인 (일본의 중학교 교과서에도 수록되어 있음.), 그 밖에 세계의 지식인들이 가장 많이 읽는 뛰어난 시인데도, 한국에서는 아는 사람이 드뭅니다.
장계는 대단치 않는 시인이지만, 어쩌다가 쓴 한편의 시가 대시인의 작품을 능가하는 수가 있습니다.. 이 장계의 이 작품이 바로 그래서, 두보나 이백(李白)의 명시 반열에 넣어도 하등 손색 없습니다 『당시』(唐詩) 현암사 477~479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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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청나라의 강희황제도 본 시(詩)를 접하고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렸고
詩의 모델인 강소성 소주의 풍교(楓橋)를 찾아와 선,
장계의 마음을 헤아리며 또 한번 울었다는 일화로도 유명한 곳이 바로 풍교입니다.
장계(張繼)는
풍교야박(楓橋夜泊) 단 한 편의 詩로 자신의 이름을 역사에 남기며 유명 詩人의 반열에 오른 인물입니다. 꼭 시를 많이 짓고 시집을 내야 시인은 아닙니다.
평생 단 한 편을 지어도 장계의 詩처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며 감동할 시를 지었다면
그를 진정 詩人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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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註) -
풍교야박(楓橋夜泊)에 녹아 든 속뜻을 직역하자면
대략 이런 내용이다.
- 풍교(楓橋) 밑에 배를 대고
지친 몸을 추스리며 뱃전에 누어 늦은잠을 청하려는데...
고깃배에서 새어 나오는 희미한 불빛이 처량하게 눈에 들어온다.
물고기를 잡아 하루 하루 연명하는 저 어부의 고된 삶의 현실이나,
인생 전부를 과거시험에 건 삶이었건만
내 생애 마지막 시험마저 낙방하고 절망하는 내 신세나,
다를 바 뭐가 있으랴...
달은 기울고 까마귀 처량하게 울고, 찬서리 하늘 가득 내리는 이 밤,
강가의 밤추위는 뼛속까지 파고드는데...
아~!
암울한 조정의 절망적인 현실이 너무도 괴롭구나,
시름속에 잠 못 들고 뒤척이는 이 차디 찬 가을밤...
한산사(寒山寺)의 애끓는 종소리가 뱃전에 와 부서지니,
서리서리 얼켰던 절망적 서러움이 울컥 치밀어 올라
허무하게 늙어 간 못난 이 몸이
이 밤 더더욱 서럽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