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처럼 바람처럼

너 자신만의 모습을 찾아라.

장전 2019. 9. 21. 20:06

- 너 자신만의 모습을 찾아라. 너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도 할 수 있는 것이라면 하지 마라. 너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도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말하지 말고 - 남도 쓸 수 있는 것이라면 글로 쓰지 마라. - 너 자신의 내면 말고는 그 어디에도 없는 것이라고 느껴지는 것에만 집중하라. 초초하게 아니 참을성을 가지고 아아, 모든 것들 중에서 다른 그 어떤 것으로도 대치될 수 없는 너라는 존재를 스스로 창조하라. / 앙드레 지드 <지상의 양식> 중에서.

알베르 카뮈가 젊은 시절의 스승(좋은 영향을 끼치진 않았음. 공산주의로 이끌어서 한참 헤매게 만들었음) 장 그르니에의 에세이 집 <섬>을 '내게 그리고 나와 많은 친구들에게 끼친 영향에 대해서 오직 지드의 '지상의 양식'이 한 세대에 끼친 충격 외에는 비길 것이 없을 것'이라고 찬양하며 추천사를 달았지만 솔직히 비교나 되려나.

그르니에의 문장은 아름답긴 한데 공산주의자들의 말빨이 다 그런 것처럼 안개처럼 몽롱할 뿐, 그래도 홀리듯 읽다 보면 싫증나는, 그래서 진심이었다고 생각하면서도 카뮈의 마음 한구석에도 역시나 <지상의 양식> 중 한 구절처럼 ‘비겁한 마음으로 .. 다른 작가의 작품에 대해 실제보다 더 높게 찬양한 경우’중 하나가 아닐까 싶기도. 지드에게 감명 받은 카뮈라면 아무리 존경했던 스승이라 해도 그르니에의 문장과 사상이 흡족했을 리 없다.. 고 내 마음대로 의심해본다.

비가 올락말락 흐릿한 하늘 등 뒤로 하고 책 뒤적이는 오후. 모처럼 집어든 책은 어릴 적 <좁은 문>으로 들어갔다가 한참을 방황하게 만들었던 앙드레 지드, 그가 내려준 <지상의 양식>. 저 문장 읽으면 죽었던 심장도 살아날 것 같다..

많지는 않은데 페친 중 대견하고 이쁜 청춘들이 계셔서. 마음에 푸른 꿈 쑥쑥 키우시라고. 마음 영원히 청춘이신 선생님들께도 물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