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처럼 바람처럼

4월은 왜 잔인한 달일까.피워내지 못한다면, 흔들어 깨우지 못한다면 / 김필 - 다시 사랑한다면 (원곡: 도원경)/ 럼블피쉬_비와 당신

장전 2019. 4. 4. 07:44

4월은 왜 잔인한 달일까.

세계 역사의 흐름 속에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대한민국으로 일어서기 직전, 그리고 맞이한 새벽의 어둠. 대견하게도 이 절망적인 시간에 무릎 꿇고 싶진 않은데,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고, 무언가 시작되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우왕좌왕하고 있는, 이대로 4월을 보낸다면, 죽도 밥도 안될 것 같은 두려움. 


과거의 잘못된 유산과 매일 매일 쌓여가는 오류를 아름다운 듯 하얗게 포장했던 눈이 흐물흐물 진창으로 녹고 있는 시절이다. 자유통일 대한민국으로 깨어나려 하고 있다. 어찌 고통스럽지 않을까.


피워내지 못한다면, 흔들어 깨우지 못한다면, 우리의 4월은 그야말로 잔인한 시절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4월이 이대로 끝나지 않길 바라는 것이다. 아직은 잔인하지만, 그러나 부디 싹트길, 그러나 마침내 꽃 만발하길. 그러나 기어이 열매 맺길, 그리하여 영원히 풍요롭길.


어쩌면 시인을 묻고 있는 것이다. 잔혹을 이겨내고 꽃으로 만발할래, 차가운 눈속에 기억과 욕망을 파묻은 채 묘지에 누운 듯 죽어 살래? 그리하여 시인은 끝내 역설하고 있고 싶었던 것 아닐까.


4월은 위대한 달. 
피워내다니. 뒤섞다니. 흔들어 깨우다니. 
아아 놀라워라. 
아아 사랑스럽고도 감탄스러워라! 
죽음에서 깨어나 기지개 켜는 생명이여!


- -김규나 <대한민국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2권.142p.중에서.